- CHARACTER -
Geum Hack su
黑에 속한 이들 중 금학수와 모르는 놈은 없었다.
모르는 놈은 없었지만 금학수를 잘 아는 놈도 없었다.
정말 모순적이게도, 금학수는 자신에 대한 치부를 잘 숨기는 편에 속했다.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하게 쓸어넘긴 흑빛의 머리칼이나, 가만히 있으면 호감형 인상으로 유하게 그려지는 선따라 무쌍의 눈매.
하도 지랄 거리는 탓에 얼굴은 제법 사나운 인상이었다, 오른쪽 뺨에 있는 상처가 제일 눈에 익는 놈이었으며,
그 상처의 흔적이 무엇때문인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그의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생긴 상처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었다.
검은색 머리칼, 검은색 정장. 살색하나 보이지 않을정도로 꽉꽉 감싸져 있던 금학수는 마치 그의 성격을 대변해주기에 충분했다.
깔끔하며 단조롭고, 그리고 위압감있다.
금학수에 대한 짧은 정의는 이정도로 끝낼 수 있었다.
일이 시작하면서 항상 단정하게 넘겨져 있던 머리는 일의 끝남과 동시에 금방 흩트러졌다.
그 아래로 붉은 피가 흥건했으며, 금학수는 장갑에 묻은 피를 거칠게 박박 닦아내는것으로 못다한 분풀이를 더 할 뿐이었다.
장갑아래로 흰 피부, 그리고 더 대조되는, 수많은 흉터들은 그가 무슨 삶을 살아왔는지 더 짐작하기 힘들터였다.
38 / 186cm, 75kg
MALE
청진 이사
금학수의 10대 시절 중 가장 큰 자리로 남은 것은 부모님이었다.
부모님은 남의 정보를 이용해 장사하던 장사치였고. 금학수는 그들에게서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배웠다.
정보는 곧 약점이고, 약점은 곧 상대방의 목숨을 가지고 놀 수가 있다.
어린날에 그들을 보며 느낀 카타르시즘은 나름 금학수 인생에서 크게 잡는듯 보였다.
부모님이 다음날 살해당했을때에도, 금학수는 제가 느낀게 오래 갈거라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마주했던 남자에게서 금학수는 거친 파도를 보았다.
이름 뜻대로, 정말 파도가 보였다. 금학수 인생에서 가장 무서워 하는것을 고르라면, 그 남자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 나랑 갈거야.' 느릿하게 할 말을 내뱉는 남자가 금학수의 두번째 부모가 되었다.
마음으로도 키운 적 없는 그 놈이 정말 자신을 친아들 마냥 생각했을까.
친아들처럼 생각했다면 그런식으로 애를 키우진 않았겠지. 고작 금학수는 중3이었다.
금학수의 대가리가 커질 수록 조직도 커졌고, 금학수를 인정하는 놈들도 하나둘 늘었다.
몸의 상처도 하나, 둘 더 늘었다. 학대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건 그 남자도 금학수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진실이다.
그렇게 커오다가 금학수는 20대 중반에 문듯 생각이 들었다.
'이제 괜찮지 않을까?' 하고 몇개월 뒤 조직보스의 실종과 큰 지분을 차지하던 조직이 한순간에 와해되었다.
금학수 역시 잔물결이 빠지듯 그곳에서 나왔다. 아무도 조직보스가 어디로 갔는지 모를것이다.
그 누구도. 금학수를 제외하고 나면. 하지만 여전히 금학수는 그 남자가 무서웠다.
그리고 제 머리칼마냥 어두침침한 어둠도, 좁은 공간도 그 모든게 과거의 산물이다.
그래도 부모한테나, 그 남자한테나 배운건 있다보니 일을 하면서도 함부로 헛짓거리를 한 적이 없었다.
마치, 자신이 이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존재하는 의미가 없는 사람인냥 굴었다.
남자가 죽으면, 자신이 할 일을 찾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사람을 죽이고 거래를 하고 상대방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내보여, 제 약점을 숨긴다.
좆같은 남자와, 부모님에게 배운게 고작 이런것뿐이라서. 금학수는 인생이 참 재미없다고 느꼈다.
자기보다 더 나은 새끼가 죽여준다면 좀 재밌을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했다. 분노는 곧이어, 크면서 적당히 표출하는 법을 모른다.
가볍게 구는듯한 놈은 속에 활화산을 가지고 있다. 드러운 성질머리도 유전일것이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자의 유전.
우리는 결국 똑같구나. 그걸 인정하니 더 좆같아졌다. 시발새끼, 그때 사지를 다 찢어버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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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벽증. 검은장갑 | 금연중 | 잦은 상처 | 왼손잡이